바우터 하멜(Wouter Hamel) X 장기호 “우리 모두를 하나로 연결해 주는 존재”

2025-07-23     박대인

대표곡 ‘Breezy’를 비롯해 재즈와 팝을 넘나들며 국내외 리스너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네덜란드 재즈 팝 아티스트 ‘바우터 하멜(Wouter Hamel)’이 한국 대중음악의 명곡 ‘샴푸의 요정’을 새롭게 해석해 선보인다.

빛과 소금의 장기호가 작곡한 ‘샴푸의 요정’은 서정적인 멜로디와 감성적인 가사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이승철,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에 의해 리메이크된 한국 대중음악 명곡이다.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이어온 바우터 하멜과 오랜 시간 음악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온 장기호가 함께 써 내려간 또 하나의 음악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바우터 하멜(Wouter Hamel) “우리가 뭔가 해냈구나!”

Q1. 리더피아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네덜란드에서 온 바우터 하멜(Wouter Hamel)입니다. 저를 포함해 총 여섯 명으로 구성된 밴드와 함께 활동하고 있고, 한국에는 여러 해 동안 자주 방문해 왔어요. 저는 가수이자 작곡가, 편곡자, 프로듀서로 활동 중인 뮤지션이에요. 한마디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Q2. 여행할 때는 보통 무엇을 하나요?

“음악을 듣거나 영상을 보기도 하고, 가끔은 멍하니 있는 시간도 가져요. 비행기 안에서는 최대한 많이 자려고 하고요. 다큐멘터리 중심으로 영화도 자주 봐요. 근데 사실 전 멍 때리는 걸 잘 못해서 항상 뭔가를 하고 있는 편이에요.

제일 자주 하는 건 가사 쓰기예요. 특히 한국처럼 인상 깊은 경험을 하고 나면, 비행기 안에서 그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와요. 그래서 거의 잠들기 직전에 메모 앱을 켜서 가사를 적곤 해요.”

Q3. 사람들이 바우터 하멜의 음악을 어떤 순간에 들어줬으면 하나요?

“팬들이 가끔 메시지를 보내주시는데요, 제가 되도록 다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어요. 그래도 종종 이런 메시지를 받습니다. ‘시험 기간이라 너무 우울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바우터 하멜의 음악을 들으니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 큰 의미로 다가와요. 그래서 저는 사람들이 마음의 평온이 필요할 때 제 음악을 들어주셨으면 해요.”

Q4. 한국 아티스트와 협업할 수 있다면, 누구와 함께하고 싶나요?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을 들었을 때,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받았어요. 정말 특별한 곡이더라고요. 괜히 1위를 한 게 아니구나 싶었죠. 가사도 깊이 있고 마음을 울리는 힘이 있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꼭 함께 작업해 보고 싶어요. 윤하 씨, 저는 언제든지 준비되어 있습니다.”

Q5. 공연 도중 감정이 벅차올랐던 순간이 있나요?

“네, 그런 적 있어요. 일본에서 공연할 때였는데, ‘Tiny Town’이라는 곡을 부르다가 감정이 확 올라왔던 기억이 나요. 그 노래가 부모님 농장에서 썼던 곡인데, 마침 그 해에 부모님이 농장을 정리하셨거든요. 노래 부르면서 ‘아, 이게 진짜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니까 마음이 울컥하더라고요. 아무도 못 알아챘겠지만, 사실 그때 살짝 눈물이 났어요.”

Q6. 바우터 하멜에게 서울재즈페스티벌(SJF)은 어떤 의미인가요?

“서울재즈페스티벌이 몇 번째인지 이제는 셀 수도 없어요. 아마 12~14번쯤 되는 것 같아요. 처음 공연한 건 2009년이었는데, 사실 그때는 큰 기대 없이 왔거든요. 그런데 관객들이 저희 노래를 따라 불러주는 거예요. ‘March, April, May’ 같은 곡까지요. 그 순간 처음으로 ‘우리가 뭔가 해냈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정말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죠.”

Q7. 리메이크 신곡 ‘Fairy of Delight’를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샴푸의 요정’을 만든 장기호 선생님을 직접 만나 뵐 수 있었던 건 정말 영광이었어요. 이 곡의 멜로디와 코드 진행이 너무 아름다워서, 자연스럽게 리메이크를 결심하게 됐죠. 그렇게 제 버전인 ‘Fairy of Delight’가 탄생했어요. 이 아름다운 한국 클래식 팝을 네덜란드 리스너들에게 소개할 수 있어 무척 기쁩니다.”

Q8. 바우터 하멜에게 음악이란?

“결국 우리는 우주 속 바위 위에 떠 있는, 참 이상한 존재들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우리에게 음악이라는 특별한 언어가 생겼다는 게 놀랍고도 아름다운 일인 것 같아요. 세상에는 인종차별도 있고 전쟁도 있지만, 음악만큼은 우리 모두를 하나로 연결해 주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Q9. 마지막으로, 팬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이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공연 보러 와주신 것도 아주 감동이었고요. 선물까지 챙겨주신 분들도 계셨는데, 네덜란드에서는 정말 상상도 못 할 일이에요. 모두 너무 따뜻하고 다정하셨어요. 사랑해요, 한국 팬 여러분!”

 

# 장기호 “어려운 세상에 위로와 용기 건넬 수 있는 음악”

Q1.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간단하게 근황 공유 부탁드립니다.

“2018년 전임교수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개인 작품 활동에 집중하면서, 실용음악 교육을 위한 이론 서적도 준비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스코멜’이라는 새로운 화성학적 접근방식을 국내 실용음악 교육에 적용하고자 만든 교재를 출간하였고요. 현재도 서경대학원과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 영상음악원에서 강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Q2. 직접 만든 곡 중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것은 어떤 곡인가요?

“아무래도 제 이름을 알리게 된 곡은 ‘샴푸의 요정’인 것 같아요. 많은 분이 그 곡으로 저를 기억해 주시더라고요. 그 외에도 ‘그대에게 띄우는 편지’ ‘왜 날?’ 그리고 Kio & Hodge Project의 ‘내게 남은 것’은 개인적으로도 애정이 깊은 곡들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 마음이 가는 노래들이에요.”

Q3. 사람들이 선생님의 음악을 어떤 순간에 들어줬으면 하나요?

“제 음악은 후기 낭만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은 편이에요. 반음계적인 진행이나 잦은 전조 기법 같은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죠. 그래서인지 인생의 드라마틱한 순간들과 잘 어울리는 음악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기억에 남는 팬들의 사연도 있어요. 어떤 분은 앞으로 아내가 될 사람에게 고백할 때 ‘그대에게 띄우는 편지’를 함께 들으셨다고 하더라고요. 또 다른 분은 유명 모델과 결혼하셨는데, 프러포즈할 때 ‘빛과 소금’의 ‘둘이서’를 사용했다고 했어요. 음악이 누군가의 중요한 순간에 함께할 수 있다는 건, 아티스트로서 정말 큰 선물이죠.”

Q4. 빛과 소금의 곡들이 여러 아티스트에 의해 리메이크되고 있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제 음악이 다른 뮤지션에 의해 새로운 해석을 받는다는 것은 창작자로서 선택받은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제 음악적 배경이 서양 대중음악에 뿌리가 깊기 때문에 특히 제가 만든 곡을 서양의 멋진 아티스트가 어떻게 재해석해 줄까 하는 상상을 늘 해왔습니다.

그래서 저의 음원을 관리해 주고 있는 사운드리퍼블리카를 통해 이런 기회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어요. 가끔은 ‘만약 캐나다의 재즈 싱어 마이클 부블레가 내 발라드를 다시 부른다면 어떤 느낌일까?’ 같은 생각도 해보는데요. 언젠가는 그런 글로벌 프로젝트가 현실이 되기를 소망하고 있어요.”

Q5. 바우터 하멜(Wouter Hamel)이 ‘샴푸의 요정’을 리메이크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점이 제일 기대됐나요?

“예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수업 시간에 바우터 하멜의 ‘Breezy’를 학생들에게 들려준 적이 있어요. 반응이 무척 뜨거웠고, 그때 직감적으로 ‘이 곡은 한국에서 분명히 성공하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죠. 결국 그렇게 됐고요. 저 역시 그 곡을 들으며, 이 아티스트는 음악적 취향이 나와 꽤 닮은 젊은 재즈 싱어일 거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 곡에 대한 바우터 하멜의 해석이 어떨지 무척 궁금했고 기대도 컸습니다. 하지만 작업이 진행되던 중 프로젝트가 거의 무산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많이 아쉬웠죠. 다행히도 얼마 전, 서울재즈페스티벌을 통해 그가 다시 한국을 찾게 됐고, 그 계기로 ‘샴푸의 요정’이 ‘Fairy of Delight’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렇게 뜻깊은 리메이크가 완성되어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6. 바우터 하멜(Wouter Hamel)이 재해석한 ‘Fairy of Delight(샴푸의 요정)’을 처음 들었을 때 첫 느낌이 어떠셨나요?

“사실 처음 데모 버전을 들었을 때는 잘 몰랐는데 완성된 음원을 듣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역시 재해석에 대한 노하우가 보통이 아니구나 싶었죠. 무엇보다도 바우터 하멜의 목소리가 너무 잘 어울렸어요. 정말 진심으로, 그가 지금껏 불러온 자신의 곡들보다 ‘Fairy of Delight’를 가장 잘 소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오래된 관록이 깊게 묻어 나는 해석이고, 최고의 리메이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영어로 노래를 부르니까 제 작품도 수준 높은 외국 팝처럼 들리더라고요(웃음).”

Q7. 바우터 하멜에게 해주고 싶은 한마디 남겨주세요.

“무엇보다 저는 바우터 하멜의 음악성을 높이 평가합니다. 사실 저도 오래전부터 당신의 팬이었어요. ‘샴푸의 요정’을 처음 만들었을 때는, 변변한 음악 이론이나 기술 없이 그저 감성 하나로 곡을 완성했기에, 지금 돌이켜보면 음악적으로 비어 있는 부분들이 분명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 리메이크는 그런 부족한 지점들을 세심하게 채워줬습니다.

예를 들어 2절의 멜로디 변주라든가, 코러스에서 더블 타임 템포를 활용해 강한 대조를 이끌어낸 점, 그리고 백그라운드 보컬의 효율을 극대화해 곡의 완성도를 한층 높인 점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수많은 한국 노래 중에서 제 곡을 선택해 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시간이 흐를수록 음악적 깊이가 더해지는 바우터 하멜의 앞날에도 하나님의 축복이 늘 함께하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멋진 음악, 기대하겠습니다.”

Q8. 앞으로 활동 계획과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음악적 완성도가 높은, 세계적인 수준의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단지 개인적인 목표를 넘어 우리나라가 진정한 음악 강국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그 시작은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음악 교육이 뿌리내리기 위해선 체계적인 커리큘럼과 수준 높은 교재가 꼭 필요하고요, 무엇보다도 꾸준히 좋은 작품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저와 제 부족한 음악을 기억해 주시는 모든 분께 보답하는 길은, 힘들고 어려운 세상 속에서 위로와 용기를 건넬 수 있는 좋은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것이 바로 저에게 주어진 사명이자 음악을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음악이 언젠가 세계 곳곳에 울려 퍼지는 그날까지, 저는 본업인 ‘음악을 만들고 가르치는 일’에 묵묵히 매진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대인 자료제공 사운드리퍼블리카 @soundrepublica_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