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에서도 리더가 문해력이 있다면 리더는 시대적 상황이자 날줄인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플랫폼, 기후 및 탄소 중립, 양극화 해결이라는 과제에 생존을 넘어선 번성이 가능한 씨줄을 제시해 새로운 시대적 상황을 직조해 낼 것이다.

 윤정구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
 윤정구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

 

대선후보 자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21세기 리더십의 표준으로 제시되고 있는 진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에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새 시대 리더의 프로토타입과 역량을 어떻게 규정할까?

진성 리더십에서 제시하는 가장 필수적인 역량은 목적에 대한 약속을 실현할 수 있는 ‘문해력’과 ‘협업력’이다.

문해력은 씨줄과 날줄을 통해 미래를 새롭게 구성해서 뉴노멀로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다. 협업은 미래의 약속으로 존재하는 뉴노멀을 구성원의 주체적 협업을 통해 노멀로 실현할 수 있는 운동장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다. 문해력으로 제시된 뉴노멀 세상을 협업의 운동장을 통해 단단한 현실상태인 노멀로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이 진성 리더십의 자질이다.

 

시대적 문해력이란 무엇인가?

문해력이란 자신 삶의 내러티브(narrative)를 구성하는 분명한 정체성과 신념의 씨줄을 시대적 상황이라는 날줄에 직각으로 엮어서 새로운 미래를 직조해 생생하게 큐레이션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문해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이들의 주장이 씨알이 먹히는 소리인지에 의해 결정된다. 문해력이 있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미래는 산적한 현안의 돌파구를 제시하는 씨알이 먹히는 내러티브가 된다.

리더의 이야기가 씨알이 먹힌다는 것은 리더가 자신의 내러티브를 통해 큐레이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지지자들의 팬덤을 형성할 능력이 있다는 의미다.

반면, 리더의 주장이 씨알이 먹히지 않는 이유는 시대적 상황이라는 날줄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상태에서 자신의 씨줄만 고집하거나 강요할 때이다. 자신만의 고유한 내러티브도 없고 있어도 실제 상황이라는 날줄과 격차가 있어서 제대로 큐레이션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문해력이 리더십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차세대 플랫폼이 날줄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런 디지털 플랫폼이 날줄로 제시된 세상에서 요구되는 씨줄은 진리(眞理: Truth)를 초월한 진실(眞實: Veracity)이다.

문해력이 있는 리더가 되기 의한 첫째 조건이 진실과 진리의 차이를 구별해 이해하는 것이다.

진리(眞理:Truth)는 어떤 주장이나 명제의 옳고 그름에 관한 객관적 잣대가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옳은 것은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옳은 것이고 틀린 것은 모든 사람에게 그릇된 것임을 입증할 수 있을 때 그 주장이나 명제는 진리이다. 보편적 자연 과학적 진리에 의해 판단되는 영역이 여기에 속한다. 진리에 대해 회의하는 사람이 있을 때 자신이 수집한 사실에 근거해서 이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논증하면 이 진리는 기각된다. 반대로 사실에 근거해서 진리가 반복적으로 논증(replication)되면 주장은 진리의 지위를 유지한다.

문제는 이런 자연 과학적 논리에 익숙해져 진리와 진실을 혼동할 때이다. 이런 사람들은 사실만을 이야기하면 다 진실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자신이 본 사실은 이미 자신의 정신모형이라는 안경에 의해 오염된 사실이다. 안타깝지만 일반 사람들이 자신이 보고 느낀 사실에 기반한 진리에 대한 주장은 모두 확증편향을 위한 데이터이다. 디지털 플랫폼이 날줄로 제시되는 세상에서는 이런 사람들은 가짜뉴스의 숙주로 전락한다. 이들은 자신이 확증편향의 동굴 속에서 본 것들을 마치 사실인 양 호도해 다른 사람들을 전염시킨다.

보편적으로 옳은 것을 발현하는 진리(眞理)와는 달리 디지털 세상에 구현하는 것은 진실(眞實:Veracity)이다. 진실(眞實)은 시간과 공간을 떠나 사실인 것을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주장이나 약속이 시대와 공간의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의미가 있다면 이 의미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에 관련한다. 의미는 목적에서 나오고 목적은 미래에 거하기 때문에 진실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실현의 약속이다. 약속은 실현되는 시간이 요구된다. 위대한 진실은 현재를 통해 과거의 약속이 정산되는 형태지만 대부분 진실은 미래에 실현할 약속이다. 미래에 어떤 더 나은 사회나 더 나은 상태를 만들 것이라는 뉴노멀 세상을 약속했는데 리더가 협업을 통해 실제로 이 약속을 노멀로 실현했다면 리더는 진리가 아닌 진실을 실현한 역사적 산증인으로 기록된다.

리더가 자신이 염두에 두고 있는 국가나 사회의 정체성과 미래의 목적을 씨줄로 삼아서 시대적 상황의 날줄에 성공적으로 엮어내 뉴노멀의 세상을 직조해내는 능력이 문해력이다.

문해력이 있어서 씨알이 먹히는 주장을 하는 리더는 팬덤을 형성한다. 반면 문해력이 떨어져서 과거의 범주에 고착된 토굴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때 확증편향을 먹고 사는 진영논리의 희생자로 전락한다. 이 사람들은 주장이 먹히는 자기편끼리 확증편향을 증폭시켜 다른 확증편향의 진영과 힘 싸움을 벌인다. SNS 알고리즘이 노리는 것은 이런 확증편향을 이용한 중독이다.

21세기 리더십은 진영논리와 뉴노멀을 통한 새로운 팬덤과의 싸움이다. 진영논리에 빠진 사람들이 힘으로 제시한 리더십이 스토롱맨의 리더십이다. 트럼프, 푸틴, 시진핑과 같은 스토롱맨들이 리더로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국가들이 진영논리의 힘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진보가 문해력을 잃고 진영논리에 빠지면 이들은 포퓰리즘을 동원한다.

진영이 아닌 뉴노멀 기반의 팬덤을 이끄는 기제는 객관적 사실을 넘어선 미래에 대한 목적에 대한 신념, 정체성, 정서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도 리더가 문해력이 있다면 리더는 시대적 상황이자 날줄인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플랫폼, 기후 및 탄소 중립, 양극화 해결이라는 과제에 생존을 넘어선 번성이 가능한 씨줄을 제시해 새로운 시대적 상황을 직조해 낼 것이다. 리더의 주장이 씨알이 먹히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들의 이야기가 이런 시대적 현안이라는 날줄에 성공적으로 직조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해력을 통한 뉴노멀이 성공적으로 제시되면 결국 이 뉴노멀이 약속한 세상을 협업을 통해 현실로 완성해 노멀로 만드는 것이 리더의 마지막 책무다. 리더는 혼자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주체가 되어 뉴노멀을 노멀로 만들 수 있는 운동장을 설계해주는 사람이다. 이 협업의 운동장을 통해 진리를 넘어선 진실이 실현되면 이 리더는 진성 리더로 역사적 유산을 남긴 리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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