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scape Club은 80년대 영국의 뉴웨이브/얼터너티브 록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Wild Wild West’ ‘I'll Be There’와 같은 명곡들을 발표하며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각각 1위, 8위를 달성했다.
이번 곡은 오랜 시간 사랑받는 레전드 싱어송라이터 김성호와 만나 박영미의 ‘나는 외로움 그대는 그리움’을 리메이크하여 발매한다. 이번 곡을 통해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노랫말에 담아내며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간 The Escape Club과 원곡자 김성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_ 최효정, 윤성지 자료 제공 사운드리퍼블리카 @soundrepublica_korea

# The Escape Club
Q. 오랜만에 신곡으로 돌아왔는데,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저희 The Escape Club은 90년대 중반 이후로 잠시 활동을 쉬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같은 밴드의 기타리스트인 존 홀리데이(John Holliday)와 함께 영국에서 여러 아티스트의 앨범 제작에도 참여했고, 호주에서 신인 아티스트를 매니징하고 육성하는 일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2012년 ‘Celebrity’라는 새로운 앨범과 함께 밴드는 재결성하여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Q. ‘Wild Wild West’ ‘I’ll be there’ 등 많은 대표곡을 보유하고 계세요, 그 중에서 특히 애착이 가는 곡이 있을까요?
‘Wild Wild West’와 ‘I’ll Be There’는 저희에게 정말 뜻 깊은 곡들이죠. 이 노래들을 정말 오랫동안 연주해 왔지만, 관객들 앞에서 연주할 때마다 그 노래들이 주는 감동은 매번 다릅니다. 물론 ‘Shake for the Sheik’와 ‘Call it poison’도 예외는 아니죠. 저희 밴드의 노래 중에서 최애곡은 ‘Celebrity’ 앨범에 수록된 ‘God’s Own Radio’라는 노래입니다. 그 곡의 오래된 블루스 느낌의 바이브가 너무 좋은 것 같아요. 가사는 제가 우연히 만난 오랜 친구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그녀는 사이비 기독교집단에 빠져 자신의 전 재산을 이 집단에 갖다 바치고 있었습니다. 제가 아무리 그녀를 설득하려고 해도 소용이 없었죠.

Q. 박영미의 ‘나는 외로움 그대는 그리움’을 리메이크하기로 결정한 계기가 있었나요?
과거 한국에서는 큰 인기를 끌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덜 알려진 명곡들을 영어로 리메이크한다는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90년대 한국의 명곡들을 여럿 발견했고 이 노래들이 영어로 리메이크 된다면 전 세계 더 넓은 관객층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The Escape Club’이라는 밴드가 한국의 젊은 층에게도 알려지길 희망했고요. 한국 리스너 입장에서는 그들이 이미 알고 있는 익숙한 노래가 전혀 새로운 느낌의 팝송으로 리메이크될 경우 흥미를 갖지 않을까 판단했습니다.
Q. 리메이크 제작 과정에서 새로운 시도나 새롭게 깨달은 부분이 있으셨나요?
정말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한국 가요와 영국 팝송은 서로 다른 음악적 뉘앙스를 갖고 있습니다. 노래에 더 깊이 빠져들면 들수록 많은 부분에 변화를 줘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가장 도전적인 부분을 꼽자면 저희 밴드가 익숙한 방식대로 노래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원곡의 멜로디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중독성 강한 후렴구를 만드는 것이었는데 성공적으로 해낸 것 같아 결과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Q. 리메이크에서의 The Escape Club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이 곡이 리메이크 곡이 아니라 마치 The Escape Club의 원곡처럼 매력적이게 만든 것이 우리의 강점이 아닐까 합니다. 처음에는 이게 가능할지 확신이 없었는데 이후에 찾은 방법은 우리가 새로운 노래를 작곡할 때 종종 하는 것처럼 기타 코드 위에 얹어진 멜로디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을 한 다음, 원곡을 다시 듣지 않았는데요. 그 이유는 이 곡을 직접 쓰고 작곡한 저희 밴드의 노래처럼 만들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키려고 한 유일한 규칙은 ‘멜로디를 최대한 바꾸지 않는다’여서 적절하게 밸런스를 유지하며 곡이 잘 나온 것 같습니다.
Q. 리메이크 곡이 대중에게 어떤 곡으로 각인되길 바라나요?
대중의 반응을 예측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단지 저희는 The Escape Club의 팬들이 이 버전을 좋아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 노래가 우리 특유의 사운드를 담고 있기에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더 나아가 이 노래가 한국 팬들에게도 사랑받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를 통해 90년대 한국의 명곡들이 전 세계 청중들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연할 계획이라서 이 싱글이 발매되는 날에도 멕시코 공연이 잡혔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한 번도 공연을 해본 적이 없는데 언젠가 해보고 싶습니다. 2024년에는 새로운 앨범을 발매할 계획입니다. ‘The Song of Our Lives’를 프로듀싱 하면서 정말 즐거웠기에 앞으로 더 많은 한국의 명곡들을 전 세계에 소개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노래들이 영어로 리메이크되지 않을까요?

# 김성호
Q. 선생님의 음악은 순수하고 서정적인 걸로 유명한데요, 본인의 음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밴드를 처음 했을 때는 록과 블루스 특히 프로그레시브 록 음악을 많이 좋아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퓨전 재즈를 많이 들었는데 후에 이것이 제가 편곡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런데 그런 음악은 제가 활동하던 당시의 가요와는 음악적 스타일이 조금 달랐습니다. 반면 당시 국내 청취자분들은 부드럽고 서정적인 곡들을 좋아해서 저는 또 그런 노래들을 많이 작곡했습니다. 그래서 제 음악은 장르적으론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음악과 한국적 정서가 있는 가요 스타일의 음악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또 달리 생각해보면 그 둘이 본질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옷을 입는 스타일이 달랐을 뿐인 것 같아요.
Q. 선생님께서 작곡하고 박영미님이 부른 ‘나는 외로움 그대는 그리움’의 경우는 어느 쪽에 해당되나요?
굳이 구분하자면 제가 좋아하는 노래에 가깝습니다. 이 곡은 제가 하고 싶은 대로 만들었고 전주와 반주가 당시 가요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기타도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넣었고 신시사이저 사운드도 많이 들어갔죠. 편곡도 생각나는 대로 즐겁게 제 마음대로 했습니다. 이처럼 제가 좋아하는 대로 만들었는데 그 곡이 앨범의 타이틀 곡이 돼서 사실 당시 조금 당황했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Q. ‘나는 외로움 그대는 그리움’을 The Escape Club이 리메이크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으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그 소식을 처음 접하고 마음이 굉장히 부풀었습니다. 저희 세대는 브리티시 록에 대한 동경 같은 게 있는데요. 그 덕분에 기대 반, 흥분 반 그리고 또 감사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

Q. The Escape Club의 작업 완성된 ‘The Song of Our Lives’ 곡을 들었을 때 느낌이 어떠셨나요?
먼저 장르는 제가 딱 원했던 장르인 모던 록이어서 좋았습니다. 노래 후반부에 멜로디를 바꾼 부분이 있는데요. 아무래도 제가 원작자이다 보니까 처음에는 ‘안 바꿔도 되는데 왜 바꿨지?’라는 생각이 조금 들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후에 다시 들어보니 이 부분이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졌어요. 편곡을 섬세하게 아주 잘 했더라고요. 자꾸 귀에 맴돌고 원곡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Q. 사실 The Escape Club 외에도 미국의 톱 여가수와 이탈리아의 유명 EDM 밴드도 이 노래를 리메이크 하기를 희망했습니다. The Escape Club과의 협업으로 불발됐죠. 유독 이 노래를 리메이크를 원했던 뮤지션들이 많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비결이란 게 뭐 특별히 없고요, 제가 곡을 쓸 때 항상 바라는 것이 있는데 제 음악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에게 공감을 받았으면 하는 것이었죠. 누구든 그렇지 않을까요? 어쩌면 그 마음이 전해진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Q. 이번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치게 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The Escape Club이 제 노래를 리메이크해 주셔서 참 고마운 마음입니다. 여러분 ‘The Song of Our Lives(원곡: 나는 외로움 그대는 그리움)’를 많이 사랑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