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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정서를 담아 스크린, 악보, 원고에 담아내고 손끝에서 나오는 섬세한 맛과 멋이 세계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은 기적이 아니다. 수천 년의 역사 속에서 담금질하여 만들어진 온전한 우리 민족의 진면목이다.

 

2024년 10월 10일은 최근 대한민국에 가장 핫한 뉴스가 있던 날이다. 대한민국 소설가 ‘한강’의 노벨상 수상 소식은 세계 문학계에 놀라움과 찬사로 이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이기도 했지만 아시아 여성 최초 기록이기도 하다. 그녀의 작품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서점에서 동이나 한동안 인쇄가 따라가지 못할 지경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디지털 환경 변화로 침체되었던 출판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새로운 바람이자 신명 나는 기운인 ‘신바람’이다.

이는 결코 우연의 결과물이 아니라, 때가 온 것이다.

한국은 정신문화와 생활문화를 아우르는 문화강국으로서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일찍이 전 세계로 펴져 나간 한류(韓流) 열풍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겨울연가와 대장금 등 한국 드라마는 물론 BTS, 블랙핑크로 대표되는 K-POP의 인기는 세계 각국에서 식을 줄 모르고 더 높아져 간다. 이와 함께 기생충, 미나리 등 국제영화상을 휩쓴 K-무비에 이어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인 K-문학으로 이어진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 음악과 문학 등의 ‘정신 문화’ 영역을 넘어 이제 한류는 K-뷰티와 K-푸드 등 ‘생활문화’에 이르기까지 확장되고 확대되고 있다.

 

30년 전부터 ‘우리 음료의 세계화‘를 주장하고 개척한 필자로서는 감회가 남다르다. 오렌지, 커피, 콜라 같은 세계 음료 시장에 쌀음료, 보리차음료, 매실음료 등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K-음료의 잠재력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쌀 주산국인 베트남에서는 우리 쌀음료의 인기가 매우 높다. 보리차음료의 경우에도 생수 대체제로 일본, 미국 등 많은 국가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수분 보충과 갈증 해소라는 음료의 속성을 충분히 가지면서도 무카페인. 무설탕인 보리차음료는 인류에게 꼭 필요한 차세대 음료라고 말할 수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우리 문화의 우수성은 문자나 활자, 역사 기록 등에서 증명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고려대장경, 동의보감 등 18개가 세계기록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됐다. 이 숫자는 전 세계적으로 보면 5위이고 아시아에서는 1위라고 한다. 세계 4대 문명 발상지 중 하나인 중국의 15개를 넘어서고 일본은 7개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사뭇 대단한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정보화 시대에 앞서고 있는 것은 과학적이고 독창적인 ‘한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국민의 문맹률이 제로에 가깝다는 것은 전 세계 어디에도 찾아보기 어렵다. 또 세계 어느 나라에 가도 한국인이 정착해 거주하고 있는 지표인 ‘이산률’은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물론 인구수는 중국인과 유대인을 뛰어넘을 수 없지만, 한국인이 진출해 있는 국가가 무려 200여 개로 가장 많다. 태권도가 보급된 국가도 200개가 훨씬 넘는다고 한다.

기록문화 못지않게 한국인의 근면성과 뜨거운 열정인 신기(神氣)도 있다. 한국인은 신바람이 나면 못 할 것이 없는 화끈한 기질을 갖고 있다. 탁월한 한국인의 유전자는 물론 열정이라는 에너지를 표출하는 신명 나는 기질인 ‘풍류’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세계화 시대에 문화강국으로서의 잠재력과 자부심을 일깨워 줄 때 우리 국민의 신명은 더 살아날 것이다. 한국적 정서를 담아 스크린, 악보, 원고에 담아내고 손끝에서 나오는 섬세한 맛과 멋이 세계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은 기적이 아니다. 수천 년의 역사 속에서 담금질하여 만들어진 온전한 우리 민족의 진면목이다.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우리의 소중한 자산들을 하나씩 찾아내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도록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대명제가 더 많은 분야에서 활짝 꽃 피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조운호 전 하이트진로음료, 웅진식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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