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과 ‘포용’은 글로벌 혁신 기업의 핵심가치

다양성과 형평성, 그리고 포용성(DE&I;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추구하는 경영화두이다. 전문의약품, 컨슈머헬스, 크롭사이언스 등 세 개 사업부를 운영하며 ‘Health for All, Hunger for None’이라는 미션을 추구하는 바이엘(Bayer). 160년 이상 긴 역사를 지닌 바이엘 한국법인 대표로 지난 2023년 11월 최초 한국인 여성 CEO가 부임했다. 이진아 대표를 만나 글로벌 기업의 경영화두와 바이엘 코리아가 추구하는 기업가치와 조직문화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유승용 리더피아 대표기자(이하 유승용): 바이엘 코리아 CEO로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년 간 CEO로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진아 바이엘 코리아 대표이사(이하 이진아): 2023년 11월, 중요한 시기에 바이엘 코리아의 대표로 부임하게 되어 기대와 함께 걱정 또한 컸다. 바이엘은 전문의약품 및 컨슈머헬스 제품으로 이뤄진 헬스케어와 영양(nutrition)으로 대표되는 크롭 사이언스가 비즈니스의 두 축을 이루는 라이프 사이언스 기업이며, 현재 헬스케어가 75%, 크롭사이언스가 25% 정도 비율로 헬스케어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그 중 전문의약품 분야에서 현재 바이엘은 파이프라인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으며,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성공적인 전환의 시기를 보내기 위해 노력해왔다. 회사가 지속적이고 발 빠른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특허 만료로 인한 기존 제품들의 약가 인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제품의 출시를 앞당기는 등 세대 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신약의 허가와 건강보험 급여를 성공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는데, 여러 팀의 노력으로 전환점을 잘 마련할 수 있었다.

동시에, 지난 연말부터 바이엘 글로벌 차원에서 시작한 새로운 방식의 운영 모델인 ‘Dynamic Shared Ownership(이하 DSO)’을 한국의 상황에 맞게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통해 기존의 전통적인 조직에서 벗어나 보다 민첩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효율적인 조직으로 변화해 고객, 직원, 주주, 무엇보다 사회를 위해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하고, 궁극적으로는 혁신적인 치료제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의료 환경을 개선하고 건강에 기여하고자 한다. 사실, 이 과정은 단순히 1년 안에 완료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아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조직문화와 함께 내부적인 시스템도 바꿔나가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성과를 이끌어내며 궁극적으로는 바이엘이 추구하는 미션을 달성해 내기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이런 시기에 대표로 부임해 1년 동안 과제가 많았지만 동시에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유승용: 바이엘 코리아의 리더로서 새롭게 부임하면서 구체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느낀 부분이 있는가?

이진아: 첫 번째로 바이엘 코리아 최초의 한국인 한국법인 대표로서 소통(Communication) 측면에 가장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운영 모델을 도입하면서 발생 가능한 여러 가지 변화와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같은 언어(한국어)를 사용한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원활한 소통이 핵심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노사관계가 중요한데, 이러한 부분에서도 한국인 대표로서 가진 소통 측면의 강점을 갖고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다양성과 포용(DE&I;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의 가치 실현이다. 최초의 여성 리더는 아니지만 바이엘 코리아의 약 70년 역사상 세 번째 여성 리더가 됐다. 보수적인 문화가 남아 있을 수 있는 한국에서 다양성의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 다양한 배경, 정체성, 성장 환경, 지식수준을 가진 구성원들이 모여 일할 때 더 큰 혁신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바이엘이 새로운 운영 모델을 도입하는 것도 이러한 혁신 추구의 일환이며, 다양성 측면에서 여성 리더로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뿐만 아니라 약 6년 동안 해외에서 생활하고, 최근 3년간 태국 법인 대표로서 근무한 경험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경험을 통해 얻은 다양성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들이 있기에 더욱 자신이 있고 한국에서도 점진적으로 실천해 나가고 있다.

 

바이엘 글로벌의 새로운 방식의 운영 모델인 ‘Dynamic Shared Ownership’을 한국의 상황에 맞게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통해 기존의 전통적인 조직에서 벗어나 보다 민첩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효율적인 조직으로 변화해 고객, 직원, 주주, 무엇보다 사회를 위해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하고 궁극적으로는 혁신적인 치료제를 제공해서 국내 의료 환경을 개선하고 건강에 기여하고자 한다.

유승용: 이미 시스템이 잘 갖춰진 회사에서는 리더의 색깔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다양한 글로벌 경험을 하면서 바이엘 코리아에 ‘CEO 이진아’의 색깔을 입히고자 했던 부분은 무엇인가?

이진아: 핵심적인 질문이다. 사실 상반기만해도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바빴는데, 최근에 관련한 고민을 하게 됐다. 모든 것은 결국 ‘브랜딩’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재 최초의 한국인 여성 대표로서 추구하고 있는 방향성이 ‘커넥팅 리더십’이다. 커넥팅 리더십은 조직을 연결해주는 리더십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앞서 말씀드린 ‘DSO(Dynamic Shared Ownership)’와도 연관이 있다. 사원 시절에는 개인의 성과와 승진을 중심에 두고 달려왔고, 마찬가지로 중간 관리자 역할을 맡았을 때도 업무 결과와 성공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태국 법인 대표를 맡으면서 사고의 폭이 넓어졌다. 모든 일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팀이 함께 하는 것이기에, 결국 조직 전체가 잘 돼야 한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또한 바이엘은 글로벌 기업이므로 글로벌에서 아이디어와 자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고, 이러한 자원들을 어떻게 나와 연결하고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 로컬에서 자원이 없더라도 글로벌에서 아이디어를 줄 수 있는 부분도 있고 나를 도와줄 수 있는 리소스들이 많기에 그런 영향력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에 생각이 넓어졌다.

현재 바이엘 코리아는 조직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과정이며 이는 결코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운영 방식의 도입으로 조직에 변화가 필요하다면 먼저 디자인 팀을 구성한다. 그리고 리더십 팀과 함께 ‘베스트 바이엘(Best Bayer)’이 되기 위해 필요한 3개년 목표를 설정한다. 마치 집을 짓는 것과 같다. 집을 지을 자재와 프레임을 고르듯이 여러 팀이 협력해 나간다. 물론 개인적인 노력도 있겠지만 회사의 방향성에 따라가다 보니 협력에 대한 노력이 증폭되는 것 같다. 이 과정에서 ‘소통(Communication)’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문화(Co-creation)’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연결형 리더십에 관심을 갖게 됐고 궁극적으로 2~3년 후에는 변화를 주도하는 연결형 리더로서 본보기가 되고 싶다.

유승용: 바이엘 코리아의 모든 구성원과 함께 소통하고 리더십을 펼쳐야 하는데, 그렇다면 대표님이 추구하는 소통의 원칙이 있는가?

이진아: 먼저 투명성과 신뢰 형성이다. 팬데믹이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 같다. 불과 5~10년전만 해도 끌고 가는 리더, 카리스마가 있고 힘이 있는 리더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 요즘은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며, 만들어가는 리더십이 부각되고 있으며, 또 지속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도 문제를 혼자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함께 터놓고 공유하며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노사관계도 마찬가지로 신뢰 형성이 가장 핵심이다. 신뢰 관계의 방정식이 있다. 신뢰를 형성하려면 먼저 자신의 목소리를 조금 줄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신뢰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더 개방적으로 이야기하고, 비록 지금은 성과가 나지 않았더라도 중간 과정에서도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한국 대표로 부임 이후 소통의 질도 중요하지만 빈도에도 우선순위를 두고 임하고 있다. 모든 직원과 만나는 타운홀 미팅을 매달 진행하고,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얘기를 나누는 ‘커피챗’ 세션을 통해 두 달에 한 번씩 소규모로 직원들과 만나고 있다. 최근에 제약사업부는 기존에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나 온라인 방식으로만 진행하던 타운홀을 오프라인으로 열었다. 서울팀과 대전에 모이는 지방팀으로 나눠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얼굴을 마주보고 소통했다. 다시 말해, 오픈 커뮤니케이션(Open Communication)이 가장 중요한 소통의 원칙이고 안되는 부분은 솔직하게 안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이러한 열린 소통이 신뢰 구축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두번째로, 직원들의 가능성을 믿는다. 요즘은 능력 있는 직원들이 많다. 이러한 직원들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직적 위계 구조(hierarchy)에서 벗어나 수평적인(delayering) 조직문화를 추구하며, 미션 중심의 팀으로 조직을 재구성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직원들이 업무의 의미를 이해하고,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운영 모델을 추구한다. 따라서, 과거 사업부 중심의 수직적 구조에서 벗어나 지금은 미션팀, 즉 ‘스쿼드(Squad)’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의사결정 권한도 최대한 아래로 분산시키고 있다. 결국 신뢰는 권한의 이임으로 이어지고 이는 조금 더 유연성 있는 조직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신뢰 관계의 방정식이 있다. 신뢰를 형성하려면 먼저 자신의 목소리를 조금 줄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신뢰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더 개방적으로 이야기하고, 비록 지금은 성과가 나지 않았더라도 중간 과정에서도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신뢰 관계의 방정식이 있다. 신뢰를 형성하려면 먼저 자신의 목소리를 조금 줄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신뢰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더 개방적으로 이야기하고, 비록 지금은 성과가 나지 않았더라도 중간 과정에서도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유승용: CEO와 구성원이 함께 하는 학습도 중요할 것 같다.

이진아: 최근 코칭 교육을 통해 모든 인간은 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어하며, 무한한 선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배웠다. 때로는 리더가 결정하는 것이 항상 맞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의 바이엘 코리아가 추구하는 조직문화는 그렇지 않다. 직원들의 잠재력을 믿고 그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할 때, 혁신과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서 성과로 이어진다. 신뢰를 바탕으로, 직원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최근, 이러한 변화를 위해 전 직원 대상으로 ‘디벨롭먼트 위크(Development week)’도 진행했다. 직원들의 동기 부여와 커리어 발전을 도모하는 행사로, 저 역시 강의를 들으며 계속 배우고 있다.

유승용: 바이엘 코리아는 탁월한 인재들이 많아서, 리더 입장에서는 역량이 뛰어난 그들과 함께 일하는 것에 오히려 도전적인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이러한 구성원들의 역량을 더 키울 수 있는 대표님만의 리더십 팁이 있는가?

이진아: 동기부여가 제일 중요하다. 강의나 커리어 코칭을 할 때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스스로를 파악하라(Know Your Self)’는 것이다. 자신을 잘 아는 사람들이 역량을 발휘하고 또 성과를 더 잘 낼 수밖에 없다. 보통 조직에서 굉장히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그룹은 10~20%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성과는 개인의 역량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팀의 성과다. 혁신적인 제품을 가져와서 잘 판매하고, 이해관계자(stakeholder)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며 가치를 창출하는 것도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인재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 개개인의 성과도 결국 팀의 성과이기에, 현재 바이엘이 도입한 운영 모델에서는 협업을 중심으로 우수한 인재가 주변에 영향력을 미치고 팀을 잘 이끌어서 혁신을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유승용: 뛰어난 개인의 역량을 협업으로 승화시켜서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한다는 것인가?

이진아: 그렇다. 예를 들어, 제약 사업부의 경우 6개 팀으로 운영하는데 구성원이 다 다르다. 영업, 마케팅, 마켓 액세스, 커뮤니케이션팀 등 어떤 팀은 개개인이 굉장히 우수하고 어떤 팀은 일부 우수한 사람들이 팀을 이끌고 간다. 하지만 실제 팀을 운영해보면, 소수의 인재만으로 성과를 낼 수 없다. 결국 그 사람들의 선한 영향력이 팀 전체에 퍼져야 성과가 나오는 것이다. 물론 바이엘 코리아는 새로운 운영 모델을 도입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필요하지만, 이미 중간 과정에서 ‘Retro’라는 피드백 시스템을 통해 지난 90일 동안의 성과를 평가하고 피드백을 주고받고 있다. 이렇게 피드백을 주고받다 보면 모두가 같이 성장하게 된다. 누군가 열심히 하면 그 팀은 자연스럽게 함께 발전하게 된다. 과거에는 좋은 성과를 내는 10%의 인재에만 주목했다면, 이제는 그들이 이끌어가는 미션팀의 성과가 각광받는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러한 접근 방식은 매우 견고한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승용: 역량이 탁월한 개인이 조직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지는 않는가?

이진아: 과거에 비해 뛰어난 인재들이 팀에 가린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들에게는 새로운 프로젝트나 리더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단기적인 성과금이나 반드시 승진해야 한다는 생각에만 집중한다면 오히려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수 있다. 바이엘 코리아가 추구하는 것은 역량을 통해 더 혁신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전체 성과를 향상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유승용: 바이엘의 ‘Health for All, Hunger for None’이라는 미션에 대한 공감대 형성도 중요할 것 같다. 160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지닌 만큼 바이엘이 추구하는 기업 가치와 미션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진아: 160여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리더로 인정받고 있는 바이엘은 전문의약품, 컨슈머헬스, 크롭사이언스 세 개의 사업부를 바탕으로 ‘Health for All, Hunger for None’이라는 미션 하에, 혁신을 통한 건강과 영양이라는 인류의 삶에서 가장 근본적인 조건에 대한 충족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근 전문 의약품 영역에서는 전통적 치료법(conventional therapy)에서 벗어나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있는 질환의 치료제 개발이 트렌드다. 바이엘도 지금까지 치료 옵션이 충분치 않았던 분야에서 환자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바이엘은 황반변성 치료제, 제2형 당뇨 동반 만성 신장병, 심부전과 관련된 치료제를 지속적으로 출시, 제공하고 있다. 또한, 현대 의료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인 CGTs(Cell Therapy and Gene Therapies) 연구 및 개발의 선두주자로서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에 있으며, 이를 통해 ‘Health for all’이라는 미션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이엘 글로벌 대표인 빌 앤더슨(Bill Anderson)이 최근 ‘과학이 최우선이다(Science is a boss)’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즉, 과학을 기반으로 해결책이 제대로 제공돼야 조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의 핵심은 결국 연구개발(R&D)이다.

또 하나의 중요 목표인 기아 종식을 달성하기 위해, 바이엘은 크롭 사이언스 분야에서도 과학과 혁신, R&D에 지속적으로 노력하며 해결책을 제공하고 있다. 식량과 영양 문제는 매우 중요한 이슈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관점에서도 영양, 건강, 기아 종식이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유승용: 연구개발에 엄청난 투자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진아: 그렇다. 기존의 R&D 연구소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는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도 진행하고 있다. 크롭 사이언스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로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더 나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바이엘은 약 150개국 출신의 구성원이 협력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모든 성별, 민족, 배경, 능력 및 성향을 가진 직원들이 모두 환영 받으며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포용적인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제도를 바탕으로 바이엘의 문화로 내재화시키고 있다. 특히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들의 협력은 필수적이며, 이에 DE&I를 중요한 가치이자 성장전략으로 삼고 있다.

유승용: 바이엘은 미션뿐만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다양성, 형평성, 포용을 기업문화에 중심을 두고 있다.

이진아: 그렇다. 바이엘은 약 150개국 출신의 구성원이 협력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모든 성별, 민족, 배경, 능력 및 성향을 가진 직원들이 모두 환영 받으며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포용적인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제도를 바탕으로 바이엘의 문화로 내재화시키고 있다. 특히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들의 협력은 필수적이며, 이에 DE&I를 주요한 가치이자 중요한 성장 전략으로 삼고 있다.

다양성이 있어야 혁신이 가능하다. 특히, 다양성의 긍정적이고 성공적인 측면을 해외에서 경험한 것이 이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태국 법인에서는 전체 팀에 약 20개국의 직원들이 함께 일했는데, 이렇게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서 같은 목표를 갖고 일을 하니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고, 이는 현재 바이엘이 추구하는 방향과 같다.

한국에서의 다양성은 의미가 조금 다른 것 같다. 특히, 바이엘 코리아는 ‘세대 차이(Generation Gap)’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나이 등을 먼저 묻고 이를 바탕으로 관계를 형성하려는 경향이 있다. 사무실에서도 세대 차이가 있을 수 있기에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 이미 바이엘 코리아는 한글 직책을 없애고 ‘님 문화’를 완전히 정착시켰다. ‘님 문화’를 통해 수평적으로 접근하고 세대 간의 격차를 줄이려고 한다.

또한, 한국 대표로 부임한 이후 조직 내 다양한 배경의 직원들과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에 초점을 맞춘 ‘서스테이너빌리티 앰배서더(Sustainability Ambassador)’를 만들었다. 각 부서에서 자원한 약 20명의 직원들이 모여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의견을 취합해 실행하기 위한 계획까지 수립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주한독일상공회의소(KGCCI)와 함께 시각장애인을 위한 캠페인에 ‘서스테이너빌리티 앰배서더’가 참여했는데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자발적으로 진행되므로 사고의 유연성을 높이고 서로의 업무 이해도를 증진시킬 수 있는 자연스러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유승용: Diversity는 어떤 생각이나 사고의 다양화를 의미하는가?

이진아: 그렇다. 예를 들어, 마케팅을 하는 사람은 주로 같은 부서 사람들만 만나게 되는데 이런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다른 부서 사람들과 교류하게 되어 시야가 넓어지고 업무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진다. 공통의 주제를 갖고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만족감이나 자부심을 얻고, 이러한 경험이 결국 본인의 업무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유승용: 다양한 네트워크, 배경, 사고방식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그럼 형평성은 어떻게 추구하고 있는가?

이진아: 바이엘 코리아는 본사 주도 아래 UN 지속가능개발목표(UN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중 하나인 ‘양성 평등(Gender Equality)’을 지속가능 목표 중 하나로 정하고 모든 직원의 공정한 환경에서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2021년도 기준으로, 바이엘 글로벌은 남녀 비율이 6:4 정도이며, 2025년까지 5:5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여성 임원의 비율이 80%이고, 그 외 아시아 국가들도 이미 양성평등 목표를 달성한 곳이 많다.

바이엘 코리아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에 ‘접근성(Accessibility)’과 ‘소속감(Belonging)’까지 포함해 ‘DEIAB’를 추구한다. 단순히 숫자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해, 그들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자는 의미다. 무의식적인 편견(unconscious bias)을 인식해 불평등을 줄이고 더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려고 하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들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바이엘 코리아는 남성 직원들도 육아 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유연 근무제(Flexible working hour)를 도입해 각자 스스로 근무 시간을 계획하고 주 3일로 정하기는 했지만 자율적으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사무실 좌석도 구분하지 않고 모바일 오피스 시스템을 도입해 직원들이 업무 환경을 스스로 결정하고 일정을 계획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승용: 다양성, 형평성의 조직문화가 결국 기업 성과로 연결되는 부분으로 생각하는 것인데, 그것만이 목적인가?

이진아: 기업의 존재 이유는 비즈니스 성과를 통한 가치 창출과 실현이다. 수익성 모델도 중요하지만 바이엘의 존재 이유는 회사의 미션인 ‘Health for All, Hunger for None’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의 건강에 기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의약품, 의료기기, 진단에 혁신성을 가져오고 동시에 기아 종식을 달성할 수 있는 관련 크롭 비즈니스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 이러한 미션이 바이엘의 존재 이유다.

유승용: 다양성과 형평성이 성과에 연결될 수도 있고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것도 기업의 가치 창출 아닌가?

이진아: 그렇다. 다양성과 형평성은 단순히 기업의 성과에만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해관계자는 내부와 외부를 모두 포함하기에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에 더해 새로운 운영 모델을 통해 더 큰 주인의식(ownership)을 갖고, 개인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최근 ‘성장(growth)’이라는 주제로 사내 세션을 마련했는데, 성장이란 결국 개인이 주도적으로 주인의식을 갖고 자신을 파악하고 업무에 기여하며 성과를 내는 것이다. 한마디로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다. 회사 안에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도 직원들이 성장의 기회를 고민했으면 한다. 기업만 잘되는 것이 아니라 직원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 단순히 보상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 일에 얼마나 몰입하고 나에게 얼마나 성장의 자양분이 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것 또한 다양성의 영역이다.

저 또한 그동안 해외에서 다양한 리더들과 일하며 많은 자극을 받았고, 그 경험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인생 방향을 다시 잡아보게 됐다. 다양성과 포용은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리더십은 ‘Guiding Light’, 즉 리더가 앞에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을 지지하며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물론 리더로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업무 성과는 팀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이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어려운 부분을 도와주는 안내자 역할을 해야 한다.

유승용: 그렇다면 지금까지 바이엘이 DE&I 기업문화를 추구해온 것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가?

이진아: 바이엘은 블룸버그 성평등 지수(Gender-Equity Index)에 4년 연속 선정되며 다양성과 포용을 적극 실천하는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바이엘 본사에서 여성 리더들에게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편이다. 이전 아시아·태평양(APAC) 대표와 일본법인 대표 모두 여성이었고, 현재 북아시아 지역은 여성 리더가 주를 이루고 있다.

바이엘 코리아의 컨트리 리더십 팀에서 여성 임원 비율은 80%이다. 이런 점에서 바이엘 코리아는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가능하면 남녀 비율을 조정하려고 하지만 일부러 맞출 수 없기에 리더십 팀 밑에서 잠재력이 있는 인재들을 발굴하려고 하고 있다. 다양한 배경과 관점을 가진 직원들이 공정한 환경 속에 혁신을 도모하고 고유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개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유승용: 여성 리더가 많은 조직의 강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이진아: 요즘 여성 리더의 비율이 높아진 게 패러다임인 것 같다. 하지만 리더의 성별에 따라 비즈니스 성과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개개인의 성향은 다를 수 있다. 이를 ‘다름’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예를 들어, 여성 리더들의 경우 소통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섬세한 경향이 있다고 느낀다. 요즘은 다양한 세대와 주제를 공유하며 대화해야 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여성 리더의 강점이 있는 것 같다. 궁극적으로 함께 만들어가고 소통하는 리더십으로 합리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 목표는 같지만 단지 방법적인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유승용: 바이엘 코리아가 최근 직면한 도전과제가 있는가?

이진아: 무엇보다 새로운 운영 모델의 성공적인 안착으로, 이는 바이엘이 맞이한 도전적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면서 동시에 중요한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운영 모델을 도입하게 된 배경도 변화와 비즈니스 성장에 잘 대응하기 위한 민첩한(Agile)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다.

운영 모델을 잘 정착시켜 민첩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 곧 바이엘의 미션을 달성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며, 이제 한국 문화에 잘 녹여내는 것이 제 역할인 것 같다. 글로벌에서 추구하는 것과 목표는 같지만 방법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는 미팅에서 의견을 많이 나누고 직접적인 피드백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한국은 아직 미팅은 맥락 파악을 위주로 하고 리더들이 이를 감지하고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상황에 맞게끔 새로운 모델을 잘 정착시키는 게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

유승용: 조직문화 외에 제품이나 수익, 경영 측면에서 과제는 없는가?

이진아: 바이엘 코리아는 지난 2년 간 3개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3개 모두 기존의 제품들과 달리 미 충족 수요를 고려한 혁신 신약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환경을 고려한 치료제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 약제들은 한국에서 필수적인 약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런 치료 혜택을 환자들에게 최대한 원활하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새로운 운영 모델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된다. DSO는 실제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는데, 이전에 신제품 출시를 위해 1년 정도 걸리던 의사결정 과정을 6개월로 단축하는 등 혁신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업무의 다양한 부분에서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불필요한 프로세스는 줄여 나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조직의 민첩성과 협업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 이와 같은 결과를 차곡차곡 쌓아 나간다면 더욱 큰 성과를 이룰 것이라 기대한다.

유승용: 임기가 있는가? 바이엘 코리아 CEO로서 재임 기간 동안 꼭 성과를 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이진아: 공식적인 임기는 없지만 저는 3~4년 단위로 개인적인 목표 설정을 명확히 하고 있다. 바이엘 한국법인 대표로 올 때, 주변에 바이엘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크롭사이언스 부분도 역사가 오래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예전 기업의 이미지가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제가 추구하고 싶은 것이 바이엘의 ‘혁신성’이다. 앞서 말씀드렸던 ‘과학이 최우선이다(Science is a boss)’라는 메시지처럼 혁신을 바탕으로 함께 동반 성장하고 싶은 기업으로 바이엘의 이미지가 자리 잡기를 원한다.

유승용: 약학을 전공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고 학창시절은 어떻게 보냈는가?

이진아: 딸 넷 중 막내인데, 언니들이 모두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고 특히 큰언니의 영향이 컸다. 약학과가 잘 맞는 것 같아 다시 태어나도 약학을 전공할 것 같다. 약학 전공은 굉장히 많은 기회를 제공하며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여자 직업으로서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다. 그래서 주변 친구들의 자녀들이 진로를 고민할 때 추천한다.

학창시절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약학대학에 입학한 후 연극반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연극 무대 경험을 통해 자아를 발견했고 무대 경험에서 프레젠테이션 기본 스킬도 배웠다. 또한, 무대 기획을 하며 마케팅에 대한 나의 DNA를 발견했다. 약학 전공을 바탕으로 이러한 다양한 경험이 마케팅과 영업 분야에서 큰 도움이 됐다.

유승용: 여성 후배들이 롤모델로 생각할 것 같다. 멘토로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진아: 외부에서 커리어 코칭의 기회가 있을 때에는 일찍부터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라고 권한다. 그 경험들이 모두 자양분이 되어 성장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경험이 하나씩 쌓이다 보면 결국 기회가 찾아온다. 그래서 최대한 기초를 탄탄히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내부 직원들이 조언을 구할 때는, 담당 업무 외에 어떤 일을 해봤는지 물어본다. 즉, ‘경계를 넓혀보라(Push the boundary)’고 조언한다. 자신이 맡은 업무 외의 다른 일도 도전해보라고 가이드를 준다. 최근 변화된 운영 모델을 통해 타 팀의 업무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마케팅팀이지만 의학부, 커뮤니케이션팀 등이 하는 일을 함께 볼 수 있다. 인재 관리(Talent managing) 측면에서는 이런 운영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유승용: 그동안 리더로서 겪은 위기는 없었는가?

이진아: 태국 법인에서의 첫 해가 위기였던 것 같다. 저는 뭐든지 ‘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는 편인데, 그 해에 팬데믹이 일어났다. 태국은 한국과 환경이 다르기에 첫 해가 특히 쉽지 않았다. 직원들의 안전과 관련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했고 환경을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는데 약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그 해가 가장 힘들었지만 이후에는 점차 회복되며 정상화됐고 덕분에 위기 관리법을 배웠다. 이 부분이 지금은 어디서든 공유할 수 있는 스토리가 됐다.

바이엘 태국법인의 경우, 소비자들에게 직접 제품이 판매되는 소매 유통망(Retail Channel)이 50% 차지하는데, 태국 GDP의 2~30%가 관광업에서 나온다. 팬데믹 당시, 관광이 줄어들어 전반적으로 경제가 힘들어졌고, 여행객 감소로 수입도 줄어들어 소비자 신뢰지수(consumer confidence index)도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공장 운영이었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공장은 멈출 수 없었고 만약 공장에서 사망 사례가 발생하면 절대 안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감염을 막으면서도 직원들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교대 근무와 안전 조치를 위한 세부 프로토콜을 하나씩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공장 안전에 대해 많은 조치를 마련했다. 이 경험은 비즈니스 마인드보다 공중 보건 의료에 대한 고뇌를 많이 했던 시간이었다. 모든 소통을 영어로 하면서 쉽지 않은 시기였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배웠다.

유승용: 리더십은 무엇이고 올바른 리더의 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진아: 리더십은 ‘Guiding Light’, 즉 리더가 앞에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을 지지하며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물론 리더로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업무 성과는 팀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이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어려운 부분을 도와주는 안내자 역할을 해야 한다.

《CEO Excellence》라는 책을 자주 읽는다. 리더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비전과 민첩성(Agility)이라고 생각한다. 민첩한 조직을 이끌기 위해서는 리더가 먼저 민첩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민첩성은 학습 민첩성(Learning Agility), 변화 민첩성 등 다양한 측면을 포함한다.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고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능력이 필수다. 과거에는 ‘나를 따르라’는 방식이 통했다면, 요즘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를 비롯한 모든 리더가 스스로 변화해야 하는 시대이다. 최근 공유 리더십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민첩한 조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조직 자체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조직의 지지는 리더의 고민을 통해 나오는 것이고, 리더는 이러한 과정에서 진정한 길잡이(Guiding Light)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인터뷰&글 유승용 leader100@leaderpia.com  사진 배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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