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균의 카톡 칼럼

인생이라는 이름의 야구. 우리네 삶 또한 비슷하다. 파울, 병살타, 희생 번트, 외야 플라이, 스퀴즈, 데드볼 그리고 홈런과 안타, 스트라이크 아웃, 야수 선택이나 포볼 인생도 있다. 인생 좀 살아봤으면 천의 얼굴을 가진 인생사에서 일일이 예를 들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 것이다.

얼마 전 도쿄 올림픽 야구. 대한민국과 이스라엘과의 예선 경기다. 약체처럼 보였지만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두 팀이 각각 홈런 세 개씩을 주고받은 명승부였다.

 

먼저 이스라엘이 두 점 홈런으로 앞서갔다. 한국이 두 점 홈런으로 따라 붙었다. 다시 이스리엘이 두 점 홈런으로 달아났다. 한국이 두 점 홈런으로 한 번 더 동점을 만들었다.

 

이때 극적 역전이 이뤄진다. 한국이 다시 홈런을 쳤기 때문이다. 이제 마지막 이닝만 남았다. 한국이 또다시 홈런을 맞는다. 스코어는 5:5. 연장이 시작된다. 어찌 됐을까. 한국이 이겼다. 승부치기에서 데드 볼 2개로 밀어내기 승이다. 이겼지만 조금은 허탈했다. 하지만 이게 야구다.

 

스포츠 중계 중에서 야구는 해설이 한 몫 한다. 시간제한 없이 비교적 루즈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 공간을 해설로 채워야 한다. 채널을 지키는 건 올곧이 해설자의 몫이다.

 

역대 해설 중 최고의 야구 해설 멘트가 있다면 故 하일성 씨의 멘트다. “야구? 몰라요!” 그만큼 야구는 의외성이 높다. 다 진 게임이 안타 한 방으로 되살아나고, 홈런 한 방으로 뒤집어진다. 시간 제약이 없기에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 승산이 있다. 그렇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故 하일성 야구해설가
故 하일성 야구해설가

인생이 야구와 닮았다!

인생이 야구와 닮았다. 야구에 해설자가 있듯이 인생 해설자도 많다. 그들은 책으로, 강연으로, 잔소리로 인생에 대해 설파한다. 굳이 분류하자면 세 종류쯤 된다.

 

우선, 이론형 해설자다. 온갖 이론으로 인생을 설명한다. 모델로, 수치로, 비유로, 사례로 설명한다. 논리는 명쾌하지만 그렇게 사는 게 쉽지 않다. 해설자 역시 그렇게 못 산다.

 

말솜씨형 해설자도 있다. 언변은 화려하지만 실속이 없다. 특히 자기개발 서적에 많다. 그럴듯하지만 이 책 저 책, 그 얘기가 그 얘기다. 남의 얘길 자기 얘기처럼 하는 자들이다.

 

마지막으로, 실전형 해설자다. 자신의 풍부한 체험으로 설명하는 백전노장의 해설자다. 경험이 감동적이지만 특별한 환경 속에서의 삶이기에 일반화하거나 적용이 쉽지 않다.

 

인생이라는 이름의 야구. 우리네 삶 또한 비슷하다. 파울, 병살타, 희생 번트, 외야 플라이, 스퀴즈, 데드볼 그리고 홈런과 안타, 스트라이크 아웃, 야수 선택이나 포볼 인생도 있다. 인생 좀 살아봤으면 천의 얼굴을 가진 인생사에서 일일이 예를 들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 것이다.

 

하일성 씨의 “야구, 몰라요”에 동의한다면 인생 또한 그럴 것이다. “인생? 몰라요!” 인생이 야구와 꼭 닮은 이유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리더피아(Leaderpi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